[보도자료] 세계 기후단체, 삼성화재에 석탄발전 연장 돕는 운영보험 지원 당장 중단하라 공개 서한

삼성화재, 기존 기후 대응 정책 무색하게 석탄 발전 운영보험 제공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나

세계 기후 대응 기조에 역행할 뿐 아니라 RE100 가입 취지에도 어긋나는 정책

“석탄 발전 지원 중단 없는 기후 정책으로는 ‘그린워싱’이라는 비판 피할 수 없어”

기후솔루션을 비롯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 우르게발트(Urgewald), 한국사회투자포럼(KoSIF) 등 국내외 28개 기후환경단체가 삼성화재에 ‘석탄 발전회사에 대한 운영 보험 제공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21일 삼성화재 홍원학 대표이사와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이사에게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기후위기 상황에서 석탄을 포함한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 기업을 상대로 하는 금융 지원 철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세울 것을 촉구하였다.

[그림1] 삼성화재의 석탄 발전소별 운영보험 *부보금액

*부보금액: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회사가 피보험자에게 지급할 금액의 최고 한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삼성 그룹 계열의 금융보험사는 RE100(기업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쓴다는 자발적 국제 협약)에 가입하는 등 국내 보험사 가운데 비교적 우수한 기후 대응 정책을 보여주었다. 이런 바탕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석탄 발전소에 대한 신규 보험 인수는 중단하겠다고 2020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기후솔루션 확인 결과 삼성화재가 신규 보험 제공은 중단하였지만, 기존에 하동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석탄 발전 회사에 제공하던 운영 보험은 지속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솔루션이 민병덕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삼성화재는 2022년 이후 여전히 주 보험사로서 또는 컨소시엄의 일원으로서 국내 석탄 발전소 운영 보험에 관여하고 있었던 것이다. 운영 보험은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에 대한 보장 보험이다.

삼성화재의 이런 행보는 석탄 발전을 비롯한 화석연료로부터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발 빠르게 전환해야 하는 기후 대응 기조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RE100의 가입 취지와도 맞지 않는 것이다. RE100의 가입 기준을 보면, 가입자는 탄소 배출 제로 사회로의 전환을 저해하는 활동을 방지해야 한다. 또 화석연료 관련 투자가 많은 신규 회원사는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또한 적극적으로 기후 대응에 나서고 있는 세계 보험사들에 비해 뒤처지는 정책이다. 대표적으로 해외 보험사 알리안츠는 2018년 석탄발전소 건설 및 운영 보험 중단뿐만 아니라 석탄발전소 및 광산에 대한 기존 계약까지 갱신하지 않기로 발표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 기후금융팀의 엘레오노라 파산(Eleonora Fasan) 연구원은 “기후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다른 글로벌 보험사들보다 뒤처져 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운영 보험을 제한하고 기존 석탄 관련 보험 인수 갱신을 빠르게 종료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이런 정책이 없다면 삼성화재의 기후 리스크 관리 정책은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일부의 석유 및 가스 프로젝트와 석탄 발전 및 채굴로 매출의 30% 이상인 기업에 대해서만 투자를 제한한다는 정책을 채택하였는데, 이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의 파리협약에서 채택한 세계 평균 기온 상승 1.5°C 이내 제한 경로에 맞지 않는 소극적인 정책이다. 이번에 공개 서한을 보낸 국내외 단체는 화석연료 투자 비중이 20% 이상인 회사에 대한 투자 제한으로 강화해야 1.5°C 목표에 맞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2023년 ESG 보고서에서도 기존 투자에 대한 단계적 축소 계획이나 더 강력한 제한 기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심지어 삼성화재의 2023년 지속가능성 보고서2022년 보고서에 비해 후퇴할 여지를 보이는 지점도 있다. 2022년 보고서는 석탄 발전소에 대해 “운영 보험의 신규 인수를 금지하고”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2023년 보고서는 “보험 인수를 금지하고”라고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고 있다. 즉, 석탄 보험 인수 정책이 신규 프로젝트와 기존 프로젝트에 적용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운영 보험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는 것이다.

국제 보험사의 기후 정책을 평가하는 ‘인슈어 아워 퓨처’(Insure Our Future)’를 이끄는 국제 기후단체 선라이즈 프로젝트(Sunrise Project)의 피터 보샤드(Peter Bosshard) 디렉터는 “올여름 끊임없는 폭염과 홍수로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지만 석탄 생산 판매는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삼성의 보험사들은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기업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1.5℃ 경로에 맞게 석탄 기업에 대한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삼성은 고객과 전 세계 사람들의 이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한을 통해 참여 단체들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 요구한 사항은 다음 3가지이다.

  1. 5°C 경로에 부합하는 포괄적인 탈석탄 정책을 조속히 수립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책에는 신규는 물론 기존 석탄 인프라 투자에 대한 확고한 입장과 계획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 기업으로 규정할 기준을 화석연료 기반 매출/발전이 ‘전체 매출 및 발전의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2. 삼성화재는5°C 경로에 부합하지 않는 화석연료 부문의 신규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 인수를 즉시 중단하고, 기존 피보험자의 석탄, 석유 및 가스 생산 확대에 관한 보험 제공을 중단해야 합니다. 삼성화재는 기존 석탄 관련 보험 인수의 갱신을 중단하고 2년 이내에 탄소중립에 어긋나는 화석 연료 기업고객에 대한 모든 건설 및 운영 보험 인수를 중단해야 합니다.
  3. ESG 체계와 화석연료 정책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단호하고 확실한 조처를 해야 합니다. 전략, 결정에 대한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환경 및 사회적 목표를 우선순위에 두고, 보고서와 가이드라인과의 일관성과 명확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탈석탄 선언은 정기적으로 평가되고 투명하게 보고되는 서약을 엄격하게 준수하기 위해 책임감 있는 체계로 통합해야 합니다.

부록1. 삼성화재 및 삼성생명 서한 연대 단체 목록

(국내)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당진환경운동연합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강릉시민행동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빅웨이브(BigWave)

(해외)
Japan 350
Reclaim Finance
Ekō
Greenpeace
Market Forces
Urgewald
Fair Finance Guide – Sweden
AnsvarligFremtid
Rainforest Action Network
Insure Our Future
Sunrise Project
Mekong Watch
FoE Japan
Just Finance International
Campax
Mothers Rise Up
Coal Action Network
Za Zamiata (Friend of the Earth Bulgaria)
ActionAid Denmark
Life-Nature Safeguard Platform, Bangladesh
Alternative Law Collective
JACSES